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저자 장지글러 / 역자 유영미 

출판사 갈라파고스 

출판일 2016.03.21 

원저 La faim dans le monde expliquee a mon fils 


바쁜 스케줄로 일에 관련된 책읽기에도 벅차다는 핑계로 자기계발서나 일 관련 서적만 가려 읽다 어느 날 문득, 점점 무식해지고 있는 듯한 나를 발견하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두루 읽어야게다는 마음을 먹었었던 적이 있다. 그 후로도 쉽게 도전이 되지 않는 분야가 꽤 있어 그나마 소설과 에세이정도의 가벼운 책에만 손을 옮긴 것도 사실이다. 얼마 전, 서점에서 지인을 만났다가 이 책을 선물 받았다. 처음 받았을 때 제목을 보고 책의 분위기를 보아 몇 달을 집중해도 나는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자학하며 책장을 열었다. 의외로 유엔 식량 특별 조사관인 저자가 아들과의 대화혀식으로 쉽게 풀이가 되어 있었다. (매우 똑똑한 아들로 추정됨) 


저자는 기아의 실태를 소상히 기록하고 있고 당연히 '가난함'이 기근의 이유라고 생각했던 나의 무지한 추측을 깨고 사막화나 자연재해 뿐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경쟁관계와 부패, 이념 싸움 등 복잡하고 무수히 많은 원인을 밝히고 있다. 기아의 실태도 놀라웠지만, 그 반대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실상이 더욱 충격적이었다.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식량의 양은 전세계인보다 두 배나 많은 인구도 먹여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근은 과잉인구를 막기 위해 불가피하다라고 생각하는 논리가 꽤나 인정받고 있고하고, 세계에서 수확되는 옥수수의 4분의 1을 부유한 나라의 소들이 먹고있다. 곡물의 가격조정을 위해 부유한 나라들은 식량을 대량으로 폐기처분하기도 하며, 북한에 대한 기아원조 가운데 1/3~1/2정도는 군부 및 비밀경찰이 가로챈다는 소문이 있다고 한다. 부유한 국가 및 국제 기업에서는 식량을 무기로써 약자를 지배하고, 부유한 국가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가난한 나라가 자립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는 내용이다. 


신자유주의의 경제원리가 넘치는 자원으로 배부른 자를 더 배부르게 하고, 사막화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와 내전과 권력 구조에 의해 배고픈자들을 더욱 배고프게 만드는다는 것과 이를 교육에서 제대로 가르쳐주고 있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지구의 인구 밀도가 높아질 때 자연이 과잉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스스로 재해를 통해 생물을 제거하고 기근을 만든다는 논리가 인정받고 있다. 하긴, 나도 초등학교 사회시간에 '남자의 비율이 여자의 비율보다 상대적으로 많아지면 음양의 조화가 깨져서 전쟁이 일어나 자연스럽게 조절된다'는 당황스러운 교육을 매우 진지하게 받은 기억이 난다. 제대로 실상을 파악할 수 있는 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모든 제도와 법, 교육 등이 기득권자들에게 유리하도록 되어져있다. 솔직히 돈 모으고 성공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의 1인으로서 이러한 경제구조를 마냥 인정해왔던 것 같아 부끄러웠다. 배고픈 적도, 불이익을 받은 적도 없어 신자유주의가 주는 장점만 보아온 철없음. 젊은 시절 유니세프 후원을 꾸준히 했다.  옮긴이가 말한 것처럼 내게 크지 않은 돈이 그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낭만적 도움'의 일환이었을 뿐이다. 저자가 해결책으로 제시한 '인도적 지원의 효율화, 원조보다는 개혁, 인프라정비'에는 내 크게 도움은 안되겠으나 보다 더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책 선물한 자가 책 읽은 소감을 묻길래 '이 책 나한테 왜 줬어? 다이어트한다고 밥 안먹으니까 음식남기지 말라고 준거야?'하며 장난처럼 답하고 말았지만 덕분에 의미 있는 고민을 하고 새로운 관심 분야가 생겨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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