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강사를 가슴 뛰게 하는 말이 있을까? 

나를 더 반성하게 하고,,,, 나를 더 발전하게 하는 감사한 후기들.. 

 

이 귀하고 감사한 마음들,, 하나하나 잊지 않고 더 정진해야겠다.


2009년 10월의 어느 날 - 

아주 오래전,, 지금 보다 열정 많았던 그 때의 나를 돌아보게 한다... 

- 2011년 1월의 어느 날 작성한 글 - 

강의 컨텐츠와 같은 삶을 살지 않아 고민하는 강사들을 위해.. 


방학을 맞아 또 병이 도졌다. 또 8주간의 교육과정을 신청해버렸다. 

늘 느끼지만 난 참... 과정을 잘 선택하는 것 같다 ㅋㅋ 이번 과정도 성공적이다. 

또다시.. 오래간만에 느끼는 '강사다운, 행복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심장이 다시 뛴다^^ 

 

지금까지 나는 '차별화'를 위해서는 '남과 전혀 다른 시각'을 가져야한다고 외쳐왔다. 하지만 강사님은 '완전히 달라서는 안된다'라고 말씀하신다. 완전히 다른 것은 거부감을 줄테니까. 

생각해보니 '완전히 다른 시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같은 것을 말하더라도 '다른 접근' 자체가 중요한 듯하다.

성공을 말하려고 성공학 책을 읽기보다는 영화를 보고, 디스커버리 채널을 보고, 광고에서 성공 전략을 찾아내라는 것이다. 소통을 말하려면 소통만 말하지 말라는 것이다. 경제를 말하려면 경제학책만 보지 말라는 것이다. 그간 알고 있었지만 깨닫지 못했던 것, 머리로는 아는 것 같았지만 내 입으로는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 투성이다. 

 

강사님을 본받아 과제를 하기 전 영화 한 편을 보기로 마음 먹었다. 

마침 '골 때린다'며 추천받은 영화가 기억나 파일을 열어보았다.  

'우린 액션배우다'

 

스턴트맨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영화관에 상영될 2008년 당시엔 어떠했을지 모르겠으나 

내가 너무나 홀릭되어있는 까도남 현빈님이 출연 중인 시크릿가든에서 이미 스턴트 세계에 대해 접해서인지 낯설지 않았다. 

얼핏보니 헤이리 액션스쿨도 같은 장소! 

 

내레이션이 골때린다.  남녀탐구생활의 그것을 능가한다.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여성의 내레이션을 모조리 적어 강의 때 써먹고 싶은 충동을 마구 느꼈다. 

(지금 이 글이 다른 글보다 살짝 거친 이유도.. 아마 그녀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ㅋㅋㅋ)

'골 때림'만으로 이 영화를 표현하기엔 나름 교훈을 주는 점도 많다. 

(그건 각자 보고 찾으시길ㅋ) 

 

사실 액션배우의 삶 속에 담긴 의미를 보다 더 강렬하게 전달해 준 것은 시크릿가든 쪽인 것 같았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 험한 일을 왜 하냐는 김주원에게 

자신의 동료들을 한사람 한사람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길라임이 내뱉는 

"이 사람이 나를 기억하고, 이 사람이 나를 기억해. 그리고 내가 이 사람들을 기억해. 

너는 다쳤을 때, "니가 다치지 않아 다행이다"라고 말해주는 동료도 없잖아"

이런 멋진 대사 따위는 이 영화에서 나오지 않는다 ㅋㅋ 

똑같이 액션 감독이자 그들의 선배였던 지중현 감독의 죽음을 말하지만 

'2007년 영화 촬영중에 돌아가신 지중현 선배님이시다. .... (어쩌구저쩌구) ..

알다시피 우리가 하는 일은 부자가 되는 일도 유명해지는 일도 아니다.

우리 선배들은 너희에게 노하우를 줄 수는 있어도 돈과 명예를 줄수는 없다. 

누군간 우리를 엑스트라라고 부르고 누군간 우리를 스턴트라 부르지만 우린 그 누가 뭐래도 액션배우다.

그 유일한 자부심이 우리가 가진 전부이다. 

하지만 그 자부심때문에 우리는 불구가 될 수도 있고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이 길에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그만둬도 좋다....'

이 얼마나 알흠다운 멘트인가.

허나 선배의 죽음 이후 몇 명이 스턴트맨을 그만두었다는 멘트 뿐, 역시 이런 멋진 대사 따위는 이 영화에서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레알(REAL)은 '우린 액션배우다'에 있다. 

'그들의 언어'로 '그들이 말 할 때'에는 굳이 멋드러지게 꾸며진 멘트와 상황상황마다 적절히 흘러나오는 음악 배경이 필요하지 않다.

그저 구수하게 흘러나오는 그들의 사투리와 농담조의 욕설에서도, 논리정연하지 않은 말솜씨에서도, 

거친 외모와 달리 수줍고 순수한 그들의 눈빛만으로도 꾸미지 않은 잔잔한 감동이 묻어난다.

 

많은 이들에게 영향력을 끼쳐야하는 강사의 강의도 그러해야할 것이다. 

잠시 보고 들은 '괜찮은' 남의 이야기를 멋지게 미화시키는 것보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필요하겠지만)

그저 나라서 이야기할 수 있는, 레알 강의를 해야할 것이다. 

 

강사의 딜레마이다. 

서비스를 강의하지만 서비스를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 

취업 강의를 하지만 채용을 해본 적 없는 사람. 

행복을 강의하지만 참지못할 아픔을 갖고 있는 사람. 

그래서 혹자는 강사의 강의를 '쇼맨십'에 비유하기도 한다.

강사에게 고객만족을 들을 땐 콧방귀를 끼게 되지만, 고객만족으로 부자가 된 사람의 강의에는 열광한다.

디테일한 취업 스킬까지 알려주는 취업 강사의 백마디 말보다 채용담당자의 한마디 코멘트가 더욱 절실하다. 

웃음의 중요성, 긍정의 마인드, 행복해지는 법을 강의하는 사람보다 긍정의 마인드로 암을 극복한 사람의 이야기가 더욱 감동적이다. 

당연하다. 

 

하지만 서비스를 하지 않았다고 서비스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늘 고객이었으니까. 

채용을 안해봤다고 취업 스킬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채용담당자들보다 더 많은 취업 준비생을 만났으니까. 

행복을 강의한다고 꼭 강사의 삶이 100프로 행복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아픔이 없으면 행복도 모를테니까. 

 

모든 것을 경험할 수는 없으니 교육생들의 삶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그들의 언어로 소통하면 된다는 것이다. 

액션배우의 세계를 그들과 함께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다만 다른 접근이 필요할 뿐이다. 

그리고 그들이 알고있지만 깨닫지 못한 것. 보고 있지만 보지 못한 것. 

아하! 싶은 그런 골때리는 강의를 만들어야할 것이다. 

무엇을 이야기하느냐보다 '누가 이야기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만큼 

'어떻게 이야기하느냐' 또한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린 액션배우다'에서 다 말하지 못한, 그들이 미처 표현해내지 못한 메시지가 '시크릿 가든'에서 표현된 것처럼. 

주연 배우들의 뒤에서 조명받지 못한 액션 배우들의 이야기가 '시크릿 가든'에서 더욱 재조명되고 있는 것처럼.




- 2011년 10월의 어느 날 작성한 글 - 



지난 해, 지지난 해, 그리고 더 몇 해 전의 나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돈을 벌고 있다. 

미래를 약속할 만큼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 안정적인 연애를 이어가고 있다. 

 

서른 한 해를 보내온 내 인생에서 가장 '잘 나간다'라고 말할 수 있는 때이지만 어쩐지 자존감은 바닥으로 향하고 있는 기분이다.

그토록 바라던 바쁜  일상,, 

쉼 없이 진행된 이유때문이겠지 위안 삼아보지만 최근 한 해는 참으로 시끌벅적 즐거운 모임과 여행이 꽤나 있었다. 

엄마 말대로 배가 부른 것 맞을 것이다. 

 

하루에도 즐거움과 즐겁지 않음이 백만번씩 교차되는 감정기복. 무대 이외의 공간에선 감정 컨트롤이 어렵다. 

충분한 수면시간을 갖고도 눈뜨기 힘든 아침을 맞이한지 오래되었고, 무대에 선 순간을 제외한 순간엔 쳐진 어깨로 힘없이 보낸다. 

불필요한 생각으로 머리를 가득 채워 해야할 생각엔 공간을 내어주지 않는다. 무대에 있는 순간을 제외하곤 잡생각으로 머리가 시끄럽다. 

 

 무대 위에서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기쁜 강사의 생활이 무대 아래로 내려와 있는 나의 진짜 모습을 불편해하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 강사의 팔자는 연예인 팔자와 같다던 말이 생각난다. 

 누가 인정받는 삶을 기뻐하지 않겠냐마는 

 무대 위에서와 무대 아래서의 그것의 차이는 아마도 누군가의 앞에서 매일 박수를 받는 이들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정신적 멘토이신 김창옥 강사님과 류석우 교수님은 '무대에서의 삶과 무대 아래서의 삶'은 늘 같아야 한다고 하셨다. 

 

쉬는 날이 없이 강의 일정이 잡혀 똑같은 말을 뱉어내는 지금의 나보다 

한달에 두세 건의 일로도 매일매일 강의 자료를 준비하고 연습하던 때의 내가 더 행복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아마도 무대 아래에서의 삶에 대한 내 열정과 애정이 무대 위에서의 그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기때문일 것이리라...


-2014년 5월의 어느 날 작성한 글 - 


운전할줄 아시나요? 저는 운전을 꽤 오래 했습니다.  강의를 하며 매일 500키로 이동은 예사고, 졸면서도 130키로 고속도로를 달릴만큼 이제 운전은 저에게 쉬운 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지난주 강원도에서 강의를 마치고 고속도로를 빠져나왔을 때, 본넷에서 연기가 나고 도로 한 가운데에서 차가 멈추는 아찔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계속된 장거리 운전으로 과열된 차의 라지에이터가 터지고 엔진에 이상이 생긴거죠. 삐그덕거리고 잔고장이 많아진 낡은 차를 큰돈 나가는 것이 싫어 바꾸지 않고 계속 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얼마전 새 차를 구입했습니다. 새 차에 올라탄 저는 처음 운전을 배웠던 순간처럼 큰 한숨을 내뱉어야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브레이크 느낌, 복잡한 버튼, 비슷한 듯 다른 조작 방법은 차를 받은지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를 긴장시키죠. 저의 10년 강의 인생 또한 그랬습니다. 오랜시간동안 대학생들을 만나 온 저는 졸면서도 운전이 가능했던 것처럼 대학생들과 함께하는 무대에서는 정해진 시간을 얼마든지 때울 수 있을만큼 무대 위에서 자유롭습니다. 돈만 준다면요~. 허허허. 하지만 제 속의 삐그덕 거림, 낡아 고쳐져야하는 것을 무시한채 그저 쉽고 익숙한 것들을 찾아 달려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솔직히 제가 그동안 대학생들을 만나온 이유는 그들을 만만한 대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눈 감고도 운전할 수 있을 만큼 제가 아주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던 것이 바로 대학생들이었으니까요. 또한, 기업 교육을 하는 동안 아무도 ‘인생의 굴곡 없는, 어린, 여자강사’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24살, 저는 굉장히 작고 어린 강사였습니다. 교육생들을 집중시킬 수 있는 내공보다는 화려한 PPT와 웃긴 동영상이 제 강의인생을 연명해 온 비결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부들의 재취업을 맡은 적이 있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할 수 있다! 아줌마라고 안 되는 거 아니다!!’라는 거창한 이야기를 쏟아내고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3개월 간의 교육을 마치고 강의장을 나왔습니다. 방청객 본능을 가진 아주머니들과의 교육은 강사를 즐겁게 하죠. 강의가 성공적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돌아 나오는데 어떤 분이 제게 웃으며 질문을 하십니다. “강사님, 아직 미혼이시죠? 애가 없어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거에요.” 3개월 동안 연신 고개를 끄덕였던 교육생들 마음 속에 이런 생각이 있었다니! 10년 무사고 운전자인 줄 알았는데, 갑자기 면허 취소를 당한 기분이었습니다. ‘역시 아줌마들은 어쩔 수 없어, 그러니 사회에서 아줌마들을 싫어하지!’ 씩씩거렸고 다짐을 했습니다. ‘어서 애를 낳자!’ 


그리고 저는 제 강사 인생의 전진을 위해 악셀레이터를 밟았고, 급기야 얼마 전에는 정말  아이를 낳았습니다.  아이를 낳는 순간 마음 속으로 이렇게 외쳤습니다. ‘이젠 슈퍼카든 덤프 트럭이든 뭐든 몰 수 있다!’ 이제 아줌마를 만나러 갈 차례라고 생각했습니다. 애를 낳고 나면 그 누구보다도 멋진 모습으로, 새로운 컨텐츠로 무대에 서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육아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더군요. 밥한끼 챙겨먹기 어려워 밥통 옆에 서서 김 몇개 겨우 싸먹을 정도였습니다. 집은 폭탄 맞은 것 같았죠. 아이가 어느정도 잘 자고 잘 먹게 된 8개월 쯤 다시 무대에 올랐습니다. 새로운 컨테츠는 커녕, 만만하다던 대학생 교육을 하고도 강의장을 도망치듯 뛰어나오게 되었습니다. 강사로서 전진을 위해 뭐든 해오며 살았는데, 전진은커녕 되레 후퇴를 한 것 같았습니다.  낡은 차를 탄 채 말이죠

 

방법을 찾아야했습니다. 새로운 강의를 만들려고 보니 답답하고 느려터진 꼬물 노트북이 불만스러워졌습니다. 빠른 컴퓨터를 갖게되면 창의력이 퐁퐁 솟아나 예쁜 자료들이 나올 것 같아 남편을 졸라 맥북에어를 구입했죠. 일주일 재밌더군요. 남편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대학교에서는 호환이 되지 않아 사용할 수가 없답니다. 기업체 강의를 가고싶어졌습니다. 맥북에어를 쓸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세계에서 제일이라는 대한민국 아줌마의 악바리 근성을 가지고 얼마 전, 그토록 바라던 기업교육에 출강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이번엔 맥북에어는 호환되었고,  예전의 24살 어린 여자 강사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조금 늙고, 몸매가 살짝 맛이 간 저는 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져 있었습니다. 그 날, 저는 깨달았습니다. 그들은 제 프레젠테이션 화면이나 웃긴 동영상보다 ‘우리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자신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인다는 것을요. 수 년 전, 제게 질문을 던진 아주머니가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그 날의 제 강의에는 ‘우리의 이야기’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젠 제 자신만의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압니다. 맥북에어가 아니라. 저는 이제 익숙한 곳에서 내려와 새로운 무대를 경험하기 위해 저를 조금 낯선 곳으로 옮겨가려고 합니다. 아마 한마디를 건네기 위해 수만가지 생각을 해야하고 말을 더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교육생에게 질문하기까지 등줄기에 수많은 땀을 흘려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습니다. 앞으로 우리 삶의 모든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그러니 매일매일 새롭게 운전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저 자신도 새롭게 만들고, 그렇게 터득한 저만의 운전법으로 사람들 마음속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그 여행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해드릴 나의 이야기가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움직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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