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탄력성 

저자 김주환|위즈덤하우스 |2011.03.17


80. 회복탄력성을 높이려면 내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을 보다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뇌가 필요하다. 이러한 긍정적이고도 회복탄력적인 뇌는 훈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회복탄력성은 뇌에 새겨진 습관의 문제다. 긍정적 스토리텔링을 하는 습관이 나의 뇌에 들도록 훈련해야 한다. 습관을 들인다는 것은 어떠한 대상이나 사건에 대해 뇌가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말한다. 

82. 모든 종류의 훈련이나 연습은 뇌에 새로운 신경망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새로운 신경망이 형성되려면 뉴런의 수상돌기와 축색돌기를 이어주는 시냅스 부분에 새로운 단백질 합성이 일어나 일정한 형태로 자라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훈련과 연습이 효과를 보려면 보통 수주에서 수개월 이상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젓가락질 연습의 결과는 손에 남는 것이 아니라 뇌에 새로운 신경망으로 남는다. 


84. 훈련은 뇌를 재 회로화 시키는 일이다. 부정적인 사건에 긍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뇌의 반응 기제를 바꾸는 일이다. 즉 당신의 뇌를 긍정적인 뇌로 만드는 일이다. 3개월 정도 지나면 회복탄력성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85. 우리 몸의 근육 중에서 표정을 만들어내는 얼굴 근육만이 뇌신경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있다. 그래서 얼굴 표정은 뇌의 감정 상태를 그대로 드러내는 유리창과도 같다. 광대뼈 근처와 눈 꼬리 근처의 얼굴표정을 결정짓는 근육을 발견해낸 뒤센을 기려 그의 이름을 따서 뒤센의 미소라 명명했던 것이다. 이러한 뒤센의 미소를 짓는 사람들의 뇌는 기본적으로 긍정적 정서를 타고났다고 볼 수 있다. 높은 수준의 회복탄력성을 통해 평생 좋은 팔자를 누리게 될 것이다. 

 같은 해에 같은 대학을 졸업한 여대생들 중에서 뒤센의 미소를 지었던 여성들이 훗날 더 좋은 삶을 살고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이 연구는 젊은 날 한 순간의 표정만으로도 그 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행복할지를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생긴 대로 논다는 말도 단순히 우스갯소리로만 들을 일이 아니다. 


109. 깔깔대며 즐겁게 코미디 영화를 본 그룹은 75%가 10분 내에 문제를 풀었다. 


114. 긍정적 정서는 자기조절능력뿐만 아니라 대인관계 능력도 향상시켜준다. 


137. 나의 삶은 어디 먼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하루하루, 한순간 한순간의 적분이 곧 나의 삶이다. 


187. 얼굴표정은 감정의 변화와 직결되어 있다. 얼굴표정을 만들어내는 근육은 뇌신경과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즐거워서 웃는다기보다는 웃기 때문에 즐거운 것이며, 화가 나서 인상 쓴다기보다는 인상 쓰고 화내기 때문에 분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188. 긍정적 정서를 뇌에 유발시키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그냥 웃는 것이다. 웃는 표정을 짓게 되면 뇌는 즐겁고 기분 좋다고 느끼게 되며, 쉽게 긍정적 정서에 돌입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웃음과 관련된 근육이 수축되기만 해도, 뇌는 우리가 웃는다고 판단하고는 긍정적 정서와 관련된 도파민을 분비하게 된다. 


219. 강한 회복탄력성을 지니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두 가지다. 하나는 자기 조절능력이며 다른 하나는 대인관계능력이다. 후천적 노력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높이려면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길러주는 것은 바로 긍정적 정서다. 긍정적 정서를 키운다는 것은 곧 스스로 행복해짐으로써 자기 통제력을 높인다는 뜻이고, 자신의 행복을 타인에게 나눠줌으로써 대인관계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뜻이다. 


228. 어떤 일이든 간에 그것이 우리의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력은 당장에는 상당히 실제적이고 강하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는 훨씬 작고 빠르게 지나가는 일이 되어버린다.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해보자. 지금 당신의 고민이나 걱정거리를 머리에 떠올려보라. 그리고 생각해보라. 십중팔구 지금 무슨 고민을 했는지 1년 뒤에는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질 것이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기껏해야 일시적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혹은 불행하게 만들 뿐이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곧 다시 자신의 본래 행복 수준으로 되돌아오는 강한 탄력성을 지녔다. 

 원래 밝고 명랑한 사람은 이 기본 수준이 높고, 우울하고 침울한 사람은 기본 수준이 낮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기본 수준을 중심으로 좋은 일이 있으면 일시적으로 더 행복해지고 나쁜 일이 있으면 더 불행해지지만, 결국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자신의 기본 수준으로 되돌아온다. 따라서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각자 자신의 행복의 기본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긍정적 정서의 훈련을 통해 긍정적인 뇌로 변화시킨다는 것은 바로 이 행복의 기본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뜻이다. 


236. 행복의 기본 수준을 높이고 낙관적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일상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발휘해야 한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통해 즐거움과 성취와 보람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진정 행복한 삶이다. 


242. 강점의 발견과 발휘는 자기조절능력과 대인관계능력 모두를 근본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다. 이것이 회복탄력성이라는 마음의 근력을 꾸준히 키워가는 방법이며, 회복탄력성 향상을 위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유일한 방법이다. 


249. 사람의 마음과 몸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시켜주는 것은 긴장을 푸는 명상이나, 기분 좋은 일을 생각하는 것보다도 감사하는 마음이다. 감사하는 마음이야말로 긍정 심리학이 지향하는 최선의 마음 상태다. 긍정성 향상을 위한 마음의 훈련을 한다면, 감사하기 훈련이 최선이라는 뜻이다. 


250. 우선 매일 밤 잠 자리에 들기 전에 그날 있었던 일들을 돌이켜보면서 감사할 만한 일을 다섯 가지 이상 수첩에 적어둔다. 감사한 마음으로 그날 하루에 있었던 일을 돌이켜보다가 잠들게 되는 것이다. 잠들기 전에 하는 것이 효과적인 이유는 대부분의 기억의 고착화 현상은 잠자는 동안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즉 긍정적 마음으로 그날 하루 일을 회상하는 뇌의 작용을 일종의 습관으로 만드는 데 있어 효과적이다. 감사일기 적기를 며칠 하다보면 우리의 뇌는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감사한 일을 찾기 시작한다. 즉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늘 감사한 일을 찾게 되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들기 시작한다. 


253. 운동을 하게 되면 뇌가 긍정적으로 변화한다. 긍정적인 감정이 강화되고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게 되며 따라서 원만한 인간관계와 리더십도 길러진다. 업무성취도와 창의성도 높아진다. 행복과 성공에 이르는 가장 빠르고도 확실한 길이 바로 규칙적인 운동이다. 회복탄력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오늘부터 당장 시작해야 할 일이 규칙적인 운동이다. 



뒷마당의 느티나무가 죽은 년이 넘었다. 3 나무였는데, 뒤쪽으로 빌라가 들어서고 바로 옆에 콘크리트 건물이 서자 몸살을 앓다가 수명을 다했다. 집은 낡았지만 마당도 있고 아름드리 나무가 있다는 이유로 세를 들었는데 하늘이 휑해졌다.

    

둥근 밑동은 남아 있어서 위에 앉아 책도 읽고 글도 쓴다. 중심부는 변색되기 시작했으나 도끼로도 캐낼 없는 견고함이 아직 살아 있다. 묵직하고 단단한 느티나무답다.

    

독일의 친환경 연구가 페터 볼레벤이 너도밤나무 보호구역을 걷다가 이끼로 뒤덮인 작은 바위를 발견했다. 모양이 특이해 이끼를 들춰 보니 바위가 아니라 수령이 오래된 나무의 그루터기였다. 그런데 그루터기 중심부는 완전히 썩어 부식토로 변해 있었지만 껍질은 매우 단단했다. 주머니칼로 조심스럽게 벗겨 보니 놀랍게도 연두색 층이 나타났다. 테두리는 살아 있었던 것이다!

    

오래전에 잘렸음에도 그토록 장기간 유지할 있는 이유는 이것이었다. 주변의 나무들이 그루터기의 뿌리에 자양분을 공급했던 것이다. 뿌리 끝을 감싼 균류를 통해 그렇게 했을 수도 있고, 뿌리들이 뒤엉켜 하나로 결합되었을 수도 있었다. 어떤 경우인지는 모르지만 주변의 너도밤나무들이 그루터기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그렇다면 그렇게 했을까? 자신의 소중한 영양분을 경쟁자가 수도 있는 다른 나무와 나누는 걸까? 볼레벤은 <나무의 비밀스러운 (Das geheime Leben der Bäume)>이라는 저서에서 말한다. 인간 사회와 마찬가지로 나무들도 함께하면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로 영양분을 나누지 않으면 나무들은 빨리 죽을 것이고, 죽은 나무는 금방 썩어 숲에 구멍들이 뚫릴 것이다. 그러면 폭우가 내리거나 폭풍이 불면 옆의 나무들도 쉽게 쓰러지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나무는 서로에게 소중한 자산이다. 병들거나 잘린 개체가 있으면 지원을 하고 영양분을 공급해 최대한 오래 버티게 하는 것이 자신에게도 유리하다. 애정의 강도, 결합의 정도가 강한 숲일수록 오래 존속한다.

    

잘린 나무의 그루터기를 보살피는 우정은 너도밤나무 말고도 참나무, 전나무, 가문비나무, 더글러스소나무 거의 모든 나무 종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레멘은 설명한다. 숲이나 산을 걷다가 발견하는, 잘린 오래되었는데 살아남은 밑동은 그런 우정과 상호 연결의 결과인 것이다.

    

나무들의 세계나 인간 삶의 여정이나 마찬가지다. 내가 나의 숲에서 뽑아 버린 사람들의 구멍이 안에 많을수록 역시 인생의 폭풍우에 쉽게 쓰러진다. 그것이 나무들의 비밀스러운 삶이 주는 가르침이다. 타인에게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결국 우리를 지탱해 주는 것은연결이다. 연결은 잘린 부분을 치유해 준다. 하버드대학의 성인 발달 연구 팀이 75년간 하버드대 졸업생 268명의 인생을 추적해 밝힌 행복한 삶의 비밀 번째가다른 사람과의 연결이다. 연결이란, 자신의 깊은 힘과 타인의 절실한 필요가 만나는 것이다.

= 지란지교를 꿈꾸며 =

(유안진)

 

저녁을 먹고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 입지않고 김치냄새가 좀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집 가까이에 있었으면좋겠다. 

 
비오는 오후나 눈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불 수 있고, 

악의없이 남의 이야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날까 걱정되지않는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자식하고만 사랑을나눈다면,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 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돕는 진실한 친구가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여도 좋고 남성이여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생길 필요도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있으면 된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구를 쳐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 두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나는 여러나라,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끼니와 잠을 아껴 될수록 많은 것을 구경하였다. 
그럼에도 지금을 그 많은 구경 중에 기막힌 감회로 남은 것은 거의 없다. 

 
만약 내가 한 두곳, 한두가지만 제대로감상했더라면 두고두고 되새겨질 자신이 돼 있을껄... 

우정이라 하면, 사람들은 관포지교를 말한다. 

그러나, 나는 친구를 괴롭히고 싶지 않듯이 나 또한 끝없는 인내로 베풀기만 할 재간이 없다.

 
나는 도닦으며 살기를 바라지 않고, 내 친구도 성현 같아지기를 바라진 않는다. 

 
나는 될수록 정직하게 살고 싶고, 내 친구도 재미나 위안을 위해서 
그저 제자라서 탄로나는 약간의 거짓말을 하는 재치와 위트를 가졌으면 바랄 뿐이다. 

 
나는 때로 맛있는 것을 내가 더 먹고 싶을테고, 내가 더 예뻐보이기를 바라겠지만, 금방 그 마음을 지울 줄도 알것이다. 

 
때로 나는 얼음풀리는 냇물이나 가을 갈대숲기러기 울음을 친구보다 더 좋아할 수 있겠으나 

결국은 우정을 제일로 여길 것이다. 

 
우리는 흰 눈속 침대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 있고, 

아첨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자기답게 사는데에 더 매력을 느끼려애 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다.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베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지 않다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 일을 하되 미친 듯, 몰두하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 같아서 요란한 빛깔도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아침 창문을 열다가, 
가을 하늘의 흰구름을 바라보다가, 까닭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기도 하겠고, 그도 그럴때 나를 찾을 것이다. 

그는 때로 울고 싶어지기도 하겠고, 내게도 울 수 있는 눈물과 추억이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다시 젊어질 수 있는 추억이 있으나, 늙는 일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도 만들어 낼것이다. 

 
우리는 눈물을 사랑하되, 헤프지않게, 가지는 멋보다 풍기는 멋을 사랑하며, 냉면을 먹을때는 농부처럼 먹을 줄 알며, 
스테이크를 시킬때는 여왕처럼 품위있게, 군밤은 아이처럼 까먹고, 차를 마실때는 백작보다 우아해지리라. 

 
우리는 푼돈을 벌기위해 하기싫은 일을 하지않을 것이며,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않는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지않고살고자 애쓰며 격려하리라. 

 
우리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며, 특별히 한두 사람을 사랑한다하여 많은 사람을 싫어하진 않으리라.

우리가 멋진 글을 못 쓰더라도 쓰는 일을 택한 것에 후회하지 않듯이, 남의 약점도 안쓰럽게 여기리라.
 

내가 길을 가다가 한 묶음의 꽃을 사서 그에게 들려줘도 그는 날 주책이라고 나무라지 않으며 
건널목이 아닌데로 찻길을 건너도 나의 교양을 비웃지 않을게다. 

 
나 또한 더러 그의 눈에 눈꼽이 끼더라도, 이 사이에 고추가루가 끼었다고 해도 
그의 숙녀됨이나 신사다움을 의심하지 않으며, 오히려 인간적인 유유함을 느끼게 될게다.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여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것이며, 
우리의 눈에 핏발이 서더라도 총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 질수록,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어주리라. 

 
그러다가, 어느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되리라.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이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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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무생각없이 흘려보냈던 글귀가 

어느 날 갑자기 가슴 속 여러 감정들을 끄집어내어 유난히 마음 깊이 새겨지는 때가 있다. 

 

오늘은 유난히 

누군가 나즈막하니 차분한 목소리로 읊어주는 듯한 

이 글이 마음 한켠에서 이런저런 감정들을 불러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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