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째 아이를 낳고 둘째를 계획했으나 셋 째아이가 덜컥 따라왔다. 우스갯 소리로 쌍둥이를 임신하면 처음엔 힘들어도 한방에 해결되니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만만하게 지나갔던 단태아 임신에 비해 쌍태아 임신은 고민하지 않았던 어마어마한 일들이 눈 앞에 펼쳐졌다. 혹시나 나처럼 쌍둥이 임신 정보를 찾아 해매는 분들을 위해 나의 그동안의 경험을 추가해보려고 한다. 


1. 임신 계획 당시 가져야할 마음가짐 - 시험관을 시도했거나 쌍둥이 유전이 있는 집안은 쌍둥이 확률이 높기때문에 그 충격이 덜하겠지만 나처럼 양가 어느 집에도 없는 쌍둥이가 자연임신으로 생기게 되면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나처럼 첫 째가 있는 경우라면 더더욱이다. 아이 둘을 키우는 것과 셋을 키우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로 열심히 일하고 있던 내게 쌍둥이 소식은 너무 감당하기 힘들어 한동안 멘붕 상태였던 기억이 난다. 양가 집안에 쌍둥이가 있는 경우, 노산일 경우 또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으로 과배란 유도를 하고있는 경우라면 일단 임신을 계획할 때 '쌍둥이가 찾아온다면?'이라고 생각을 한번 해보는 것만으로도 충격은 덜 수 있을 것 같다. 


2. 일란성과 이란성 구분 - 초음파를 보면 일란성은 하나의 아기집에 둘이 함께 있다. 정자와 난자가 만난 뒤 두개로 분열한 것이므로 성별, 혈액형, 생김새 모두 같다. 성격도 같다고 하는데 후천적으로 환경의 영향을 받다보면 변하긴 한다. 슈의 딸 라율이, 라희가 일란성 쌍둥이다. 이란성은 각각 두개의 난자와 두개의 정자가 만나는 경우이므로 초음파를 봤을 때 아기집이 두개이다. 성별, 혈액형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확률에 의해 나타난 것일 뿐이지 처음부터 일란성처럼 완전히 같은 모습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송일국의 대한민국만세와 이휘재의 서언이서준이가 이란성 쌍둥이다. 


3. 쌍둥이 임신 중 주의사항 

1) 태아의 상태 

 (1) 고위험 - 쌍둥이는 단태아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다. 둘이 머물기에 공간이 좁기도 하고, 영양분을 나눠먹어야하니 더 많은 영양소 섭취가 필요하다. 기현이나 합병증이 생기거나 저체중아, 조산의 위험이 크다. 일란성일 경우 분열이 완벽하게 일어나지 않을 경우 샴쌍둥이, 무심장의 가능성도 있다. 일란성의 경우 탯줄이 고이는 경우도 있어 입원해 추적관찰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기형아 검사에서 고위험군으로 나올 확률도 단태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2) 쌍둥이의 체중변화 - 쌍둥이도 단태아와 같은 속도로 성장해야한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수혈증후군(일란성에만 해당됨)이다. 혈류가 한쪽으로만 흐르는 것을 말하는데 한 태아는 피가 너무 많고, 한 태아는 피가 너무 적은 경우로 두 아이 모두 위험할 수 있다. 초음파를 볼 때마다 두 아이의 체중 차이를 매번 확인한다. 

2) 산모의 상태 - 하나의 아이를 임신해도 쉽지 않은데 둘을 품는 것은 당연히 힘들 수 밖에 없다. 신체에 부담이 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다양한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1) 산모의 체준 변화 - 일단 일반 산모보다 많이 먹어야한다. 보통 먹는 양에서 일반 산모가 임신 전보다 300kcal를 추가해서 먹어야한다면 쌍둥이 엄마는 600kcal를 추가해서 먹어야한다. 단태아의 경우 10개월 동안 10~12kg 체중 증가가 표준이라고 할 때, 쌍둥이의 경우 16~20kg 체중증가가 표준이다. 아기의 무게 뿐만 아니라 양수, 태반 등의 무게가 함께 늘기 때문에 보통 임신보다 8kg이상 더 찐다. 

 (2) 자궁경부무력증 -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첫 째를 별 이벤트 없이 낳아서 방심하다가 누워지내게 된 사연때문이다. 쌍둥이는 단태아 보다 중력의 영향을 더 받기 때문에 자궁에 무리가 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경산모의 경우 첫 째 아이를 번쩍번쩍 들어올려야하는 일이 많다보면 (아기가 나오는 입구인 자궁 경부가 잘 닫아져있어야 임신이 잘 유지되는데) 쌍둥이가 무거워 자궁경부가 벌어지거나 힘을 버티지못하고 짧아져버린다. 임신 중기에 자궁경부길이가 보통 4-5cm 정도로 유지되어야하는데 자궁경부무력증의 경우 2.5cm로 줄어든다. 경부 길이가 짧아지기 전에 자궁경부를 미리 묶어두는 '예방 맥도날드 수술'을 하면 되지만 아무런 증상이 없기 때문에 미리 알기 어려워 정기검진 때 가서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조산이나 유산 경험이 있거나 경산모라면 미리미리 자궁 경부 길이를 체크할 수 있도록 의사선생님께 말해두는 것도 좋다. 

 나는 경부 길이가 급격히 줄어들어 병원을 이곳저곳 옯겨다녔다. 단태아의 경우라면 바로 '응급 맥도날드 수술'을 하면 되지만 쌍둥이의 경우 수술을 하다 양막을 잘못 건드리면 오히려 위험해질 수 있다는 케이스, 수술 후 자궁이 커지면서 묶어둔 실이 풀리면 양막이 찢어지거나 파열될 수 있다는 케이스 등 학회에서도 아직 다태아 산모의 맥도날드 수술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고 경험이 많지 않은 의사의 경우 꺼려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자궁경부무력증 관련 수술 권위자인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에 진료를 받았고 다행히 0.6cm 남은 상황에서 응급으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유지가 관건이다. 출산 전까지 중력의 영향을 받는 행동은 절대 해서는 안되고 화장실을 갈 대와 밥을 먹을 때 이외에는 무조건 누워서 생활해야만 한다. 이 글을 읽고도 '이정도는 괜찮아'하고 버틸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의사도 가벼운 일상생활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병원에 누워 조기에 자궁 수축이 와서 자궁 수축억제제를 맞으며 아이를 하루라도 품고 있으려고 부작용을 참아가며 입원해있는 산모들의 신음소리를 듣고나면 절대 '괜찮다'는 말을 못할 것이다. 

 (3) 임신성 당뇨, 갑상선 질환 등등 - 달리 고위험 산모가 아니다. 호르몬 이상으로 갖가지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임신성 당뇨와 갑상선 질환은 지속적으로 약을 먹으며 치료를 해야하고 자칫 잘못했다간 태아와 산모 모두 위험할 수 있어 바로 출산해야하는 경우도 있으니 임신 중 매일매일 체중 및 몸의 변화를 꼼꼼히 체크해야한다. 


4. 시기별 참고사항 

 1) 임신초기 

 (1) 유산 - 쌍둥이는 임신 초기에 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 초기 10주~15주 사이에 두 아기 중 하나의 심장이 멈추고 태반이 줄어들어 소멸되는 쌍둥이 소실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런 경우 모체에 흡수되며 아무런 증상 없이 유산되므로 일반 단태아 유산처럼 하혈하거나 하지 않는다고 한다. 

 (2) 입덧 - 개인 차가 있지만 쌍둥이 임신의 경우 입덧이 더 심하다고 한다. 

 (3) 엽산 - 단태아의 경우 엽산 0.6mg을 권장하고, 쌍둥이의 경우 1mg을 권장한다. 

 (4) 철분 - 단태아의 경우 철분 20~30mg을 권장하고 쌍둥이의 경우 2배를 권장한다. (빈혈검사 결과에 따라 주치의가 철분제를 처방해준다.) 

 (5) 쌍둥이 태아보험 - 당연히 쌍둥이니까 태아보험은 두개를 들어야한다. 더 중요한 것은 단태아보다 미리 들어야한다. 일반 산모의 경우에도 22주가 지나면 태아보험 가입이 까다롭다. 쌍둥이의 경우 임신 중 위험 요소가 많고 출산 후에도 많은 관리가 필요해 보험 가입이 쉽지 않다. 나도 1차, 2차 기형아 검사가 모두 정상으로 나왔지만 20주에 보험을 들려고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 대부분의 산모에게 나올 수 있고 병원에서 따로 조치할 필요가 없어 고지하지 않은 항목도 정상 수치에서 조금 벗어났다는 이유로 심사가 보류되기도 했다. 따라서 쌍둥이 임신을 확인한 순간 바로 태아보험을 들 것을 권한다. 

 2) 임신중기 

 (1) 불편한 증상들 - 쌍둥이 임신 6개월 정도면 단태아 임신 8개월 정도의 배가 되므로 태아가 방광과 위를 마구 압박해 잦은 소변과 속쓰림으로 고생한다. 태아가 클 수록 갈비뼈 통증과 골반 통증이 많다. 

 (2) 자궁경부길이 확인 - 위에 언급한 자궁경부무력증이 발견되는 시기이다. 초음파를 볼 때 유심히 살펴보자. 쌍둥이 산모라면 산부인과에서 알아서 경부 길이를 수시로 체크해줄 것이다. 일단 배 초음파 상태에서 확인한 후 정밀하게 살펴봐야할 경우 질초음파를 통해 정확한 길이를 확인한다. 간혹 많이 긴장한 상태거나 자세가 불편할 경우 더 짧게 나타날 수 있고 호흡을 크게하고 편안한 상태에서는 길이가 길게 측정될 수도 있다. 내 경우에는 0.4정도 차이가 난 적도 있다. 간혹 '병원마다 알려주는 경부길이가 다르다'라고 말하는 산모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때문이다. 길이를 확인할 때 경부길이 뿐만 아니라 경부가 얼마나 벌여졌는지도 함께 확인한다. 벌어져있다면 아기가 나올 확류리 더 크다는 의미이므로 어서 조치를 취해야한다. 대부분 일반 병원에서 맥수술을 섣불리 결정하지 않는다. 대학병원, 종합병운으로 전원할 수 있도록 진료의뢰서를 써준다. 단,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이 이런 케이스를 많이 경험하지 않은 의사의 경우 질정제 처방이나 입원만으로 상황을 유지하게 되는 경우가 있으므몰 다양한 병원을 가보는 것도 좋다. 자궁경부를 묶는 수술 방법은 시기와 길이, 응급정도에 따라 질식, 복강경, 개복수술로 세 가지가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두 번이상 수술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또 수술을 하는 동안 양막을 건드리거나 수술 후 실로 인한 균 감염 등의 위험이 있으므로 다양한 상황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 

*다음 카페 중 '쉬로드카'는 자궁경부무력증에 관한 정보가 많아 수술 전부터 수술 후 관리, 보험 등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참고하자. 특히 보험금 지급에 관한 내용은 사례가 많고 대처 방법이 있으므로 수술 전 읽어보고 어떤 코드를 받아야 유리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자궁수축 - 두 명의 아기를 품다보면 배로 힘들 수 밖에 없다. 자궁도 무리가 될테니 배뭉침이 조금 더 자주 나타난다. 그냥 자세를 바꿀 때, 힘들 대, 오래 서 있을 때 나타나는 배뭉침은 쌍둥이 맘이라면 일상적이라고 넘겨도 된다. 잠시 누워 휴식을 취하면 다시 풀린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배가 싸하게 생리통처럼 아프면서 규칙적으로 나타날 때이다. 보통 병원에서는 10분에 한번 식 수축이 있으면 병원으로 오라고 이야기한다. 수축이 시작되면 아기가 나와버릴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병원으로 가 태동검사를 하고 수축억제제를 맞아야한다. 수축억제제의 경우 마그네슘, 라보파(유토파), 트랙토실(아토시반) 세 종류가 있는데 억지로 수축을 막는 약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부작용은 맥박이 빨라지고 심근육약화로 호흡장애가 생기거나 부종으로 폐에 물이 차는 것, 두통 등 다양하다. 부작용이 많은 만큼 약을 기계로 일정한 간격으로 맞아야하며 수축의 정도에 따라 양을 늘리고 출이며 관찰을 한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도 만만치 않아 침상에서 돈 계산을 하며 약을 맞는 산모도 봤다. 


3) 임신 후기 

 (1) 운동 금지 - 보통 산모들의 경우 후기에 계단을 오르내리고, 걸레질을 하며 운동을 하지만 쌍둥이의 경우 만삭을 37주로 보기때문에 아이들의 무게는 보통 아이들처럼 3.5kg이 아니라 보통 2.8kg이다. 하지만 두명의 아이, 양수의 무게 등을 생각하면 배의 크기와 무게가 보통 산모의 몇 배이므로 무리하게 움직였다가 바로 아기를 출산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2) 쌍둥이 조리원 예약 - 조리원의 선택은 일반 산모보다 더 다양한 문제가 있다. 쌍둥이를 임신한 산모 중 나와 같이 조산의 확률이 높은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아기가 인큐베이터에 있어야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엄나는 퇴원을 하고 아기는 병원에 남겨져야하는 경우 수유나 캥거루 케어, 또는 모유 배달을 위해 조리원의 위치를 병원 근처로 하는 것이 좋다. 미숙아를 출산한 산모에게는 미숙아에게 필요한 모유가 나온다고 하니 모유촉진차를 준비해서 모유양을 늘려 아기에게 전달해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집 근처의 큰 병원이라면 문제가 되지않겠지만 나처럼 다른 지역에서 아이를 낳아야하는 경우라면 말이다. 또한 조리원 중 2.5kg 미만의 미숙아나 37주 이전 출산한 아이의 경우, 인큐베이터에 들어갔다 나온 아이를 받아주지 않는 조리원도 있으니 미숙아 케어를 많이 해본 곳이나 쌍둥이 케어를 해본 조리원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조리원의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보통 아이 한명이 추가되면 적게는 60만원에서 100만원 이상 추가비용을 내야한다. 안타까운 것은 아이가 모두 인큐베이터에 있고 엄마만 조리원에 있는 경우, 또는 아이 한명만 있는 경우에도 조리원 비용이 차이가 없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아니면 주에 30만원 정도 가격을 낮춰주는 정도이다. 따라서 출산까지 몸을 사리고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는 것이 아이와 함께하는 것이 가장 돈을 아끼는 방법이다.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을 꾹 눌러주시고 궁금한 점이 있으면 댓글을 남겨주세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