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스트들의 책을 보며 정리를 한다고 날을 잡고 종량제봉투 50L, 100L 수시로 가져다 버려도 아이 셋 있는 집이라 그런가.. 늘 어수선해요. 언제쯤 미니멀리스트들의 책에 나오는 그런 깨끗하고 심플한 집을 만들 수 있을지 아직도 의문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노력해봅니다. ㅎㅎㅎ 


미니멀육아를 외치고도 아직 장난감은 많아요. 그래도 장난감을 더 구입하지는 않고 장난감 아닌 다른 것들로 노는 방법을 꾸준히 고민하고 있지요. 오늘은 큰아이에게 장난감을 일상 속 다양한 재료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습니다. 아직 유치원 다니기 전이라 이런 활동은 많이 해본 적이 없어서인지 만드는 내내 신나하더라구요. 



로봇을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심플한 구조라 5살 아이가 쉽게 주변 물건을 이리저리 대입해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먼저 상자로 몸통만 만들어 둔 채로 시작해보았습니다. 아이가 집안을 돌아다니며 "엄마! 이걸 사용해보면 어떨까?"하며 다양한 재료를 찾아오더라구요. 어른들에게는 뻔한 재료의 사용일지 몰라도 아이에게는 처음으로 주변도구를 이용하기 위한 고민이니 마음껏 칭찬하고 안될 것 같아도 최대한 가능해지도록 만들어보았습니다. 재료를 찾아올 때마다 아이의 고민에 격한 리액션!!! 


눈코입은 어렵지 않게 만들었는데 발이 문제입니다. 보시다시피 요구르트병으로 만들어달라고 들고와 붙여보았는데 상자의 무게를 버틸리 없죠. 얼른 신나게 가지고 놀고 싶은데 로보트가 자꾸 넘어집니다. 이 때 아이들은 실패를 경험하겠죠. 하지만 이내 다른 재료를 찾으러 다닙니다. 더 안전하고 튼튼한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된거라 믿어봅니다. 무게를 계산해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어둔 기성품 장난감으로 만들었다면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어디선가 짧지만 튼튼한 발 두개를 구해왔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받아온 교구 중에 부직포로 만든 윷이 있었는데 그걸 가져왔네요. 아이가 원하는 곳에 잘 붙여두니 제법 그럴싸한 발이 되었습니다. 


이제 놀아볼 시간! 아이는 어느새 로봇이 되어 있어요. 가만들어보니 뽀로로의 로디목소리를 흉내내고 있네요. 한참을 가지고 놀고 기존에 하던 놀이에 로봇의 역할도 만들어 함께하고 동생과 아빠에게도 소개합니다. 아이들의 역할연기는 언제봐도 신비로와요. 아이의 머릿속이 더욱 궁금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나름 성공적인 만들기였어요. 



미니멀 육아를 한다고 당장 모든 장난감을 없애버릴 순 없지만 장난감 소비를 줄이고 함께 만들어 놀 수 있는 다양한 놀이를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오늘의 미니멀 육아로 얻은 것은 아이가 얻은 실패의 경험과 마무리를 위한 다양한 고민이었습니다. 아마도 앞으론 점차 주변의 모든 물건들이 놀잇감에 사용될 재료로 보여지지 않을까 싶어요. 물건을 그 자체의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로도 바라볼 수 있으니 창의력도 쑥쑥 올라가겠어요. 데니스홍처럼 되면.. 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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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놀잇감으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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