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성장시키는 힘 - Forget about it! 



얼마전 영재발굴단 '아빠의 비밀'편에서 소개된 이소은의 아버지이야기가 나오며 큰 화제를 모았다. 영어 실력이 모자라 꼴찌를 하고 펑펑 울었던 딸에게, 긴장을 해 피아노 건반을 하나도 치지 못하고 무대를 내려온 딸에게 아버지가 한 말은 'Forget about it!'이었다. 이 말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만큼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가수생활을 하다 로스쿨에 들어갔지만 첫시험을 보기좋게 망친 그녀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연주회를 위해 피아노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숱한 연습을 반복하고도 정작 무대에서는 건반하나도 치지 못하고 내려온 그녀의 기분은 어땠을까? 실수는 분명 우리를 위축되고 부끄럽게 만든다. 때론 수치심이라고 말할 정도로 인생을 뒤흔들기도 한다. 한동안 실수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지금껏 쌓아둔 것들을 포기할까 고민하게 만들거나 인간관계를 끊을까 생각하게 만들만큼 후폭풍은 크다. 


이런 실수에 누군가 'Forget about it!'이란 말을 해준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저 고마움. 그것 하나로도 다시 일어날 힘은 충분했던 것 같다. 그것이 이소은을 국제변호사가 되어 국제상업회의소 뉴욕 지부 부의장이 되게 하고 그녀의 언니인 이소연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들었을 것이다. 더 분명한 것은 그들의 아버지는 부녀간의 믿음을 그렇게 항상 표현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미 지나간 일일 뿐이야. 잊어'라고 말해준 그녀의 아버지에게는 그것을 통해 분명 한걸음 나갈 딸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흔한 우리네 아버지들은 어떠한가? 실수로 우는 아이에게 '그깟일로 울면 안된다. 그러게 정신 똑바로 차렸어야지.'라고 말해주지 않던가. 그 또한 사랑이고 염려일 것이다. 하지만 누가 앞을 보게 만드는 부모겠는가. 이날 방송을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소소한 하루의 이야기를 아버지와 매일 같이 나누는 이소은의 모습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서로 대화가 줄어들고 비밀이 많아지는 대부분의 부녀지간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아이의 실수가 제 실수인양 조바심을 내고 전전긍긍하면 아이들은 더이상 부모에게 실수를 말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그깟일로 울면 안된다, 너의 정신상태가 문제다 라고 말한다면 아이는 자존감이 낮아져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일조차 해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이소은의 아버지는 실수든 성공이든,, 그 무엇이든 이야기 나누고싶은 아버지였을 것이다. 


누군가의 실수에 나는, 나의 실수에 다른 사람은 어떻게 반응했던가. 실수를 바라보는 마음. 'Forget about it!'만 외칠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를, 또는 동료를, 자녀를, 직원들을 성장시키는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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