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육아] 장난감 없이 놀기 - 아이와 함께 젤리 만들기 



 우리집은 아이들과 함께 젤리 만들기를 즐겨한다. 젤리는 만드는 과정부터 만든 후까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다양한 자극이 많기 때문이다. 색을 인지시킬 수도 있고, 촉감을 통해 오감발달을 시킬 수 있고, 먹으며 맛을 음미할 수 있으며, 만지고 부시며 스트레스 해소를 할 수 있기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꼭 먹는 용도가 아니더라도 가끔 아이들과 젤리만들기를 시도한다. 

 젤리를 만드는 방법은 젤라틴을 이용하는 방법과 한천가루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우선 나는 젤라틴보다는 한천가루를 선호한다. 둘의 차이점은 많다. 젤라틴은 한천가루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고 일반적으로 베이킹을 할 때나 제과점에서 많이 사용한다. 동물의 뼈나 가죽, 연골, 힘줄과 같은 천연 고분자 단백질을 이용해 만든 것이다. 가정에서 아이들과 젤리를 만들 때에는 주로 배합이 쉬워 소량으로 포장된 판젤라틴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천가루는 점성의 있는 식물에서 추출한 액을 응고, 탈수, 건조, 용해 등의 과정을 거쳐만든 것으로 젤라틴보다 응고력이 좋다. 겨울에 생산되어 '추운 하늘 밑에서 만들어졌다'는 의미로 한천가루로 불린다고 한다. 둘의 차이점은 푸딩과 양갱을 생각하면 조금 쉬울 것 같다.

 내가 선호하는 한천가루로 젤리만드는 방법은 너무나 간단하다. 물 200ml정도에 한천가루 1스푼의 비율로 팔팔 끓이고 냉장고에서 식혀주면 끝이다. 한천가루를 많이 넣을 수록 단단해지고 팔팔 끓이는 것이 포인트이다. 이 때 단맛을 내기 위해서는 설탕을 넣는데 단단해지면서 단맛이 줄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많은 양의 설탕을 넣어야 단맛이 나는 젤리를 먹을 수 있다. 색을 내고 싶다면 식용 색소나 과일을 갈아서 함께 넣어도 좋다. 나는 주로 먹기 위해서보다는 만지고 놀기 위해서 젤리를 만들기 때문에 설탕도, 과일도 넣지 않고 식용 색소로 다양한 색을 낸다. 물 대신 우유와 한천가루를 끓이면 파스텔 색의 젤리를 만들 수 있다. 다양한 색을 내고 싶다면 끓인 액체를 예쁜 몰드에 담아 식용색소를 살짝 찍어 색을 내면 된다. 양갱 또는 단단한 묵과 같은 느낌이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식감은 아니다. 아이들이 먹기를 원한다면 젤라틴을 이용해 만들 것을 추천한다. 

 젤리만들며 아이와 함께 놀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끓이는 단계는 위험하니까 몰드에 부어주는 것 까지는 부모가 하고 이후의 모든 단계는 아이들이 할 수 있다. 먼저 몰드에 부어진 액체가 굳기 전에 아이들에게 원하는 색의 식용색소를 콕! 찍어 액체와 섞는 작업을 시킬 수 있다. 이 때 색의 이름을 가르쳐주거나 색의 영어 표현을 가르쳐주면 아이들이 재미있게 익힐 수 있다. 액체에 색을 입혔다면 냉장고에 넣고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언제 굳나 호기심에 냉장고를 열었다 닫았다 눌러본다. 이 또한 교육이라 생각한다. 단단하게 굳어진 젤리를 형태가 복잡하지 않은 몰드를 이용했다면 몰드에서 빼내는 작업도 아이들에게 시켜보는 것도 좋다. 조급하게 꺼내려다 망가진 젤리를 보고 조심스럽게 빼내는 연습을 할 수 있으니 운동감각도 키워질 것이다. 이렇게 꺼낸 젤리를 손으로 만지고 느낌 말해보기, 맛 보기, 칼(제과점에서 받은 플라스틱 칼)로 잘라보기, 손으로 부셔보기 등을 하며 오감발달을 위한 놀이도 가능하다. 특히 손으로 부시고 누르는 작업은 아이들에게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더 의미 있다. 물론 놀이가 끝난 다음에는 엄마의 청소 지옥이 시작되지만 즐겁게 놀이를 한다면 엄마의 뿌듯함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니멀육아] 아이와 함께 청소하며 집안일 가르치기 


 장난감 없이 놀기란 참 막막하다. 젤리만들기, 요리하기, 오감놀이, 모래놀이 등 다양한 놀이가 있지만 놀이를 마치면 목욕과 청소로 일이 더 많아지니 시도를 하기까지 참으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추가로 무엇이든 허용할 수 있는 엄마의 넓은 마음도 필요하다. 하지만 엄마도 좋고, 아이도 신나는 미니멀육아 실천 방법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아이들과 함께 집안일을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앉을 수 있는 시기가 되면 각티슈나 물티슈 뽑기 놀이에 흥미를 보인다. 물티슈 한 통을 다 뽑아놔야 만족스러워한다. 시간이 점차 지나면 엄마가 물티슈로 물걸레질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가 주변을 닦는 시늉을 하기 시작한다. 이 때 엄마는 무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엄마는 여기 닦아야지~ 저기 닦아야지~' 하며 바닥 닦기를 함께하는 놀이로 만들면 아이는 물티슈로 바닥 닦는 일을 자연스럽게 놀이처럼 받아들일 것이다. 나는 이 때부터 아이들이 집안일에 참여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한다. 걸어다니기 시작하면 자신의 기저귀를 쓰레기 통에 넣어보도록 시켰고, 어린이집에 다닌 후부터는 원에서 하는 것과 똑같이 '모두 제자리~ 모두 제자리~' 노래를 배우며 정리를 하도록 했다. 조금 더 자라면 싱크대 앞에 의자를 안전하게 올려두고 깨지지 않는 아기 그릇들을 설거지하도록 시키고, 점차 난이도를 높여 그릇통에 올려두는 것, 싱크대를 마른 걸레로 닦는 마무리까지 시킨다. 엄마가 할 것은 마지막에 다시 한번 그릇 확인하고 닦기정도. 화장실에서 자신의 슬리퍼를 신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을 때가 되면 간단한 손수건을 빨도록 했고, 5살 아이는 유치원에서 신는 실내화와 자신의 운동화를 빨도록 했다. 물론 옆에 같이 앉아 제대로 다시 빨지만 함께하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칭찬도 해주면 아이는 으쓱으쓱하며 신나한다. 아이 셋이 놀다보니 창틀과 책장 곳곳에는 낙서가 가득하다. 물티슈에 치약을 묻혀 살살 닦게하면 색연필정도는 아이들의 힘으로도 거뜬히 닦인다. 

 행복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하버드 의대  George Vaillant 교수가 11세에서 16세의 아이들 456명을 약 35년 간 추적 조사한 연구가 인상적이다. 성인이 되어 성공한 삶을 꾸린 자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어린 시절부터 해온 집안일이었다는 것이다. 짧은 시간동안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란다. 3,4살부터 집안일을 시작한 아이들이 10세에 집안일을 시작한 아이들보다 자립심과 책임감이 더 높았다고 한다. 빨래바구니에 양말을 골인시키는 등 집안일을 놀이처럼 하고, 난이도를 점점 높여 성취감을 꾸준히 느낄 수있도록 해서 집안일에 재미를 느끼게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 때 반드시 피해야할 행동이 있다고 한다. 바로 집안일에 대한 보상으로 용돈을 주는 행위라고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듣지 않았지만 아마도 당연히 해야하는 일로 여기도록 하기 위함으로 생각한다. 용돈보다는 칭찬과 격려를 받은 아이들이 집안일을 통해 더욱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가 논 자리를 스스로 치워야한다, 먹은 것을 설거지를 해야한다 등의 집안일을 가르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소소한 행동들에도 아이들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이 아이의 자존감을 높인다는 것이다. 꼭 말을 빨리해야하고, 한글을 빨리 읽어야하고, 영어를 할 줄 아는 것이 성취감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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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정리 


 미니멀 육아를 시작한다고 말하고나서 장난감 없이 놀아주기는 시도 했어도 장난감 정리는 제대로 시도를 못했다. 장난감을 정리하려면 버리기가 우선인데 그 작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안쓰는 장난감이 분명 있는데 버리려면 '날을 잡고' '아이가 없는 시간'에 한다. 날을 잡아야하는 이유는 한번 시작하면 언제 끝날지 모르기때문이고, 아이가 없는 시간에 버려야하는 이유는 엄마들은 잘 알 것이다.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평소에 가지고 놀지도 않았으면서 누구를 준다거나 버린다고 하면 득달같이 달려와 장난감에 없던 애정을 보이기때문이다. 아무튼 장난감 정리의 핵심인 버리기를 시작 했다. 정리 대상은 고장나서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고치면 잘 사용할 것인지도 생각해봐야한다.) 연령에 맞지 않아 더이상 흥미를 보이지 않는 장난감, 찢어지거나 낙서가 많아 읽기 힘들어진 책, 연령에 맞지 않는 책, 원에서 주기적으로 받아와 쌓여만 가는 교구들, 짝이 없거나 너무 많은 조각들로 이루어져 여기저기 흩어져 제 역할을 못하는 장난감들이다. 


장난감 정리 before장난감 정리 after


버리고 보니 마대자루 하나와 50리터 쓰레기 봉지를 가득 채웠다. 버릴 때마다 느끼는건 '어디서 그 많은 것들이 나왔는가. 뭘 그리 많이 쟁여두고 살았는가.' 정리를 하며 생각한 것은 아이 셋 엄마에게 미니멀 육아는 참 쉽지않은 것이란 생각을 했다. 각각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책과 장난감이 다양해 남들보다 더 많은 양을 가지고 살게 된다는 것이다. 20개월 터울의 아이들에게 같은 책을 보라고 할 수만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미니멀리즘은 언제쯤 가능할까 의문이다. 


 큰 아이 수준에 맞는 책과 놀잇감은 키에 맞춰 가장 높은 곳에 두고, 자주 사용하거나 세 아이 모두 즐겨 사용하는 장난감과 책은 아래로 두었다. 정리하기 애매하거나 지저분하지 간혹 사용해 분류가 어려운 것들은 책상 아래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모아두었다. 전집을 좋아하진 않지만 정리를 하고 보니 나란히 꼽힌 책 덕에 좀 정리가 되어보인다. 너무나 좋아하는 앤서니 브라운의 책은 높이도 폭도 제각각이어서 정말이지 아무리 이렇게 저렇게 자리를 바꿔도 정리가 되어보이지 않는다. 버릴 때마다 가장 고민되는 것은 아이들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다니며 만들어온 작품들이었다. 소중하지만 오래두고 볼 것은 아니다. 의미가 있지만 자주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금방 망가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미니멀리스트들은 이런 소중하지만 관리하기 어려운 것들을 어찌하나 책을 찾아보니 사진을 찍어 파일로 모아두는 방법을 추천했다. 그리고 그것들이 쌓이면 또 정리를 하고 책으로 만들어 남기는 방법을 추천하기도 했다. 


미니멀 육아를 실천하는 만큼 모두 가져다 버리고 싶다. 하지만 모든 장난감을 버리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는 유독 아이가 애정하는 물건들을 엄마가 독단적으로 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아이도 즐겁게 놀던 장난감들과 건강한 이별을 할 마음의 준비를 도와준 후에 버리는게 더욱 정서에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미니멀 육아는 결국엔 아이들을 위한 것이긴 하지만 엄마의 의사일 뿐 아이들과 합의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당연히 모든 장난감이 없어진 후의 아이들의 놀이는 가치롭고 더욱 창의적일 것이지만 모든 장난감을 없애기 위해 아이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니멀리스트들의 책을 보며 정리를 한다고 날을 잡고 종량제봉투 50L, 100L 수시로 가져다 버려도 아이 셋 있는 집이라 그런가.. 늘 어수선해요. 언제쯤 미니멀리스트들의 책에 나오는 그런 깨끗하고 심플한 집을 만들 수 있을지 아직도 의문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노력해봅니다. ㅎㅎㅎ 


미니멀육아를 외치고도 아직 장난감은 많아요. 그래도 장난감을 더 구입하지는 않고 장난감 아닌 다른 것들로 노는 방법을 꾸준히 고민하고 있지요. 오늘은 큰아이에게 장난감을 일상 속 다양한 재료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습니다. 아직 유치원 다니기 전이라 이런 활동은 많이 해본 적이 없어서인지 만드는 내내 신나하더라구요. 



로봇을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심플한 구조라 5살 아이가 쉽게 주변 물건을 이리저리 대입해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먼저 상자로 몸통만 만들어 둔 채로 시작해보았습니다. 아이가 집안을 돌아다니며 "엄마! 이걸 사용해보면 어떨까?"하며 다양한 재료를 찾아오더라구요. 어른들에게는 뻔한 재료의 사용일지 몰라도 아이에게는 처음으로 주변도구를 이용하기 위한 고민이니 마음껏 칭찬하고 안될 것 같아도 최대한 가능해지도록 만들어보았습니다. 재료를 찾아올 때마다 아이의 고민에 격한 리액션!!! 


눈코입은 어렵지 않게 만들었는데 발이 문제입니다. 보시다시피 요구르트병으로 만들어달라고 들고와 붙여보았는데 상자의 무게를 버틸리 없죠. 얼른 신나게 가지고 놀고 싶은데 로보트가 자꾸 넘어집니다. 이 때 아이들은 실패를 경험하겠죠. 하지만 이내 다른 재료를 찾으러 다닙니다. 더 안전하고 튼튼한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된거라 믿어봅니다. 무게를 계산해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어둔 기성품 장난감으로 만들었다면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어디선가 짧지만 튼튼한 발 두개를 구해왔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받아온 교구 중에 부직포로 만든 윷이 있었는데 그걸 가져왔네요. 아이가 원하는 곳에 잘 붙여두니 제법 그럴싸한 발이 되었습니다. 


이제 놀아볼 시간! 아이는 어느새 로봇이 되어 있어요. 가만들어보니 뽀로로의 로디목소리를 흉내내고 있네요. 한참을 가지고 놀고 기존에 하던 놀이에 로봇의 역할도 만들어 함께하고 동생과 아빠에게도 소개합니다. 아이들의 역할연기는 언제봐도 신비로와요. 아이의 머릿속이 더욱 궁금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나름 성공적인 만들기였어요. 



미니멀 육아를 한다고 당장 모든 장난감을 없애버릴 순 없지만 장난감 소비를 줄이고 함께 만들어 놀 수 있는 다양한 놀이를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오늘의 미니멀 육아로 얻은 것은 아이가 얻은 실패의 경험과 마무리를 위한 다양한 고민이었습니다. 아마도 앞으론 점차 주변의 모든 물건들이 놀잇감에 사용될 재료로 보여지지 않을까 싶어요. 물건을 그 자체의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로도 바라볼 수 있으니 창의력도 쑥쑥 올라가겠어요. 데니스홍처럼 되면.. 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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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놀잇감으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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