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시작하기에 늦은 때란 없다

저자 표선희

출판사 나래북

출판일 2014.07.20 


제목과 커버가 너무나 맘에 드는 책. 정말 오래간만에 자기개발서를 봤다. 최근 몇번이고 뒤적이도록 마음을 훔친 책이라 좋았던 부분을 몇 자 적어보련다. 

1. 시작하기에 늦은 때란 없다. 

십 여년 전 읽은 손석희 아나운서의 지각인생이라는 글은 삼수로 늦은 대학 생활을 시작한 나에게 굉장한 울림을 주었다. 이 짧은 글을 만난 때가 내 인생의 첫 번째 터닝포인트가 되었을 만큼 나는 '늦은시작'이라는 말에 항상 가슴 설레는 1인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참 끌렸다. 강사는 확고한 인생 철학이 있어야만 흔들리지 않고 무대에 서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나만의 철학이랄 것이 없는 나에게도 강의를 하며 만나는 사람들 중 늦은 시작이 두려워 꿈을 외면하는 사람들, 또는 늦은 시작을 앞두고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열정과 치열함, 확신이 있다면 그 어떤 시작도 늦은 시작이 아니라는 말을 당당하게 해줄 수 있다. 최근 나는 50대, 60대의 주부들이 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해 모인 양성과정을 진행했다. '이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은 모두 같았겠지만 그 안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도하나의 새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미 마음 속에 나이때문에 불가능할 것이라고 불안감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혹여나 전문가가 될 수 없다면 나는 단언컨데 '나이때문에 안된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이 그들을 막고있는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 자신도 부수지 못한 벽을 다른 사람들이 헤아려줄리 만무하고, 더군다나 그들을 채용해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들을 뽑아 그 불안함을 달래줄 필요는 전혀 없기때문이다. 


2. 비범함을 가진 당신은 누군가의 가능성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 평범하게 사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평범하게만이라도 살 수만 있다면 그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한다. 하지만 내면에 누구나 가지고 있는 비범함을 인식하지 못한 채 그저 평균의 인생을 위해 남들처럼 일하고 남들처럼 생각해내는 우리의 삶을 안타까워한다. 5,60대의 주부만이 가질 수 있는 비범함을 그들이 스스로 발견해 냈다면 그 전문가과정이 아니라 다른 어떠한 일이 맡겨져도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본다. 우리의 생각은 때론 우리의 인생을 무서우리만큼 극과 극의 결론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나는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인생의 힘든 굴곡에도 밝은 모습을 잃지 않고,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세상에 나와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신의 직업을 50세의 나이에 찾아낸 지인을 강사로 초빙했다. 그녀는 너무나 멋지게 강의를 해냈다. 그 자리에 함께했던 그 누구도 그녀의 시작이 빠르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녀의 시작이 너무 늦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녀에게서 새로운 시작을 향한 열정을 보았기 때문이다. 꿈을 꾸는 청년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아마 이 책에서 나오는 글 귀처럼 수강생들의 희망과 가능성이 되었을 것이다. 


3. 로또 1등 당첨되었을 때 당신은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재미있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로또 1등에 당첨이 되어 남부럽지 않은 경제적 여유를 누리며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사직서를 제출한다면 그 직장은 나의 비전이 아니라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로또에 당첨되면 나만의 아카데미를 만들겠다는 답변을 했던 기억이 나 잠시 어깨를 으쓱해보았다. 내가 그렇게 답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직업을 찾기 위해 수 많은 아르바이트와 사회생활을 경험하며 얻은 확신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그 길을 10년 동안 잘 걸어왔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그렇게 자부하는 일을 하면서도 임신과 출산, 육아로 잠시 일을 멈출 때면 나 역시도 주춤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고민으로 갈팡질팡하는 나에게 '피하려는 사람에게는 핑계가 보이고, 도전하려는 사람에게는 방법이 보인다'는 글귀에 눈이 멈추고 한참을 생각했다. 나를 주춤하게 하는 이 육아가 나의 강의 인생에 경험치를 더하고 또다른 무대로 옮겨줄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을 기대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 놀이가 왜 중요할까? 라고 물으면 너무 당연한 것이라 여겨온 탓에 막상 답을 하기 어렵다. 그냥 아이니까? 간접 경험이니까? 다양한 답이 있겠지만 아동상담에서 말하는 아이들의 놀이의 역할을 살펴보면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 놀이는 감정발산의 수단이다. 

아이가 주위 사람들에게 마음 속으로 느꼈던 증오와 두려움을 놀이를 통해 발산하는 것은 마치 성인이 이야기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것과 같다. 

어느 날 아이가 '나는 마귀다! 나는 괴물이다!'라고 말하며 '나쁜 역할'을 고집할 때가 있다. 흔히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내가 아이를 잘못키웠나? 왜 갑자기 나쁜 행동을 할까?'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이러한 놀이를 통해 자신의 숨은 감정을 발산하고 표출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아이의 놀이를 보며 성인들이 만들어둔 잣대로 도덕성을 강요할 필요가 없다. 누군가를 해하거나 자신을 위험하게 만드는 상황이 아니라면 나쁜 역할 또한 지켜봐줄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아이가 '나쁜 역할'을 한다는 의미는 이미 '역할놀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놀이가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이든 어른이든 자신의 억눌린 감정을 표현하거나 발산하지 못하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인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아이들이 나쁜 역할 연기를 하고 있더라도 불안한 마음이나 부모로서의 죄책감으로 그것을 바라볼 필요는 없다. 아이가 지나치게 오랫동안 나쁜 역에 몰입해있다면 지혜롭게 "괴물놀이가 끝나면 다시 착한 엄마 딸로 돌아와줘~"라고 말해보는 것은 어떨까? 


2. 놀이는 자신의 갈등 및 생각과 행동의 다양한 표출이다. 

놀이 중인 아이를 관찰해보면, 아이가 어떤 방식으로 환경에 대처해 나가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도 놀이가 진행됨에 따라 갈등적 행동이 줄어들고 점차 안정된 행동 양식을 갖추게 된다. 유치원 원장인 친구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아이들에게 소꿉놀이를 시켜보면 그 가정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아빠는 어떤 모습인지, 엄마는 어떤 모습인지, 그 상황에 아이는 어떠한 행동으로 그 상황들을 대처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놀이는 다양한 어려움이나 갈등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 알 수 있고 그것을 표출하는 것이다. 


3. 놀이는 의사소통의 매체이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의사표현을 한다. 특히 아동의 놀이를 통한 자기표현은 상담자 앞에서 놀이를 하는 동안 아동이 상담자의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놀이의 내용 및 방식은 상담자에 대한 의사소통의 기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상담 장면이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놀이를 하는 동안 다양한 역할로 아이들에게 대화를 시도하면 그동안 부모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꺼내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손인형을 사용하여 엄마의 목소리가 아닌 손인형의 목소리로 대화를 시도해보자. 편안하고 믿을 수 있는 친구가 되어준다면 아이는 자신이 부끄러워서, 혹은 두려워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우리를 성장시키는 힘 - Forget about it! 



얼마전 영재발굴단 '아빠의 비밀'편에서 소개된 이소은의 아버지이야기가 나오며 큰 화제를 모았다. 영어 실력이 모자라 꼴찌를 하고 펑펑 울었던 딸에게, 긴장을 해 피아노 건반을 하나도 치지 못하고 무대를 내려온 딸에게 아버지가 한 말은 'Forget about it!'이었다. 이 말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만큼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가수생활을 하다 로스쿨에 들어갔지만 첫시험을 보기좋게 망친 그녀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연주회를 위해 피아노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숱한 연습을 반복하고도 정작 무대에서는 건반하나도 치지 못하고 내려온 그녀의 기분은 어땠을까? 실수는 분명 우리를 위축되고 부끄럽게 만든다. 때론 수치심이라고 말할 정도로 인생을 뒤흔들기도 한다. 한동안 실수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지금껏 쌓아둔 것들을 포기할까 고민하게 만들거나 인간관계를 끊을까 생각하게 만들만큼 후폭풍은 크다. 


이런 실수에 누군가 'Forget about it!'이란 말을 해준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저 고마움. 그것 하나로도 다시 일어날 힘은 충분했던 것 같다. 그것이 이소은을 국제변호사가 되어 국제상업회의소 뉴욕 지부 부의장이 되게 하고 그녀의 언니인 이소연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들었을 것이다. 더 분명한 것은 그들의 아버지는 부녀간의 믿음을 그렇게 항상 표현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미 지나간 일일 뿐이야. 잊어'라고 말해준 그녀의 아버지에게는 그것을 통해 분명 한걸음 나갈 딸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흔한 우리네 아버지들은 어떠한가? 실수로 우는 아이에게 '그깟일로 울면 안된다. 그러게 정신 똑바로 차렸어야지.'라고 말해주지 않던가. 그 또한 사랑이고 염려일 것이다. 하지만 누가 앞을 보게 만드는 부모겠는가. 이날 방송을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소소한 하루의 이야기를 아버지와 매일 같이 나누는 이소은의 모습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서로 대화가 줄어들고 비밀이 많아지는 대부분의 부녀지간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아이의 실수가 제 실수인양 조바심을 내고 전전긍긍하면 아이들은 더이상 부모에게 실수를 말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그깟일로 울면 안된다, 너의 정신상태가 문제다 라고 말한다면 아이는 자존감이 낮아져 자신이 해낼 수 있는 일조차 해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이소은의 아버지는 실수든 성공이든,, 그 무엇이든 이야기 나누고싶은 아버지였을 것이다. 


누군가의 실수에 나는, 나의 실수에 다른 사람은 어떻게 반응했던가. 실수를 바라보는 마음. 'Forget about it!'만 외칠 수 있다면 그것이 우리를, 또는 동료를, 자녀를, 직원들을 성장시키는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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